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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부산까지 페리 크루즈 승선기, 갑판 위의 낭만~~

by creator09317 2026.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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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대부분 비행기다. 실제로 오사카에서 부산까지는 비행기를 타면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한다. 빠르고 편하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오사카에서 부산까지 국제 페리를 타고 돌아오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비행기 표가 없어서 일정에 난관이 생겼던 것인데, 그러다 남편이 크루즈를 타보는거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한 번쯤은 해볼 만한 경험인 것 같아서 예약을 알아봤다. 아이들도 배를 탄다고 하니 기대감이 한껏 올라갔다. 

 

오사카-부산을 취항하는 크루즈는 팬스타로 럭셔리 크루즈는 아니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고, 오히려 여행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가 되었다.

 

오사카-부산을 취항하는 팬스타 승선! 

 

여행 마지막 날. 보통 같으면 캐리어를 끌고 공항으로 향했겠지만 이날은 오사카 시내에서 페리 터미널로 이동했다.

항구로 가는 길은 공항으로 갈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도톤보리와 난바를 지나 점점 항구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여행이 정말 끝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엄청 큰 배를 타고, 배에서 잔다고 하니 기대에 부풀었다. 

비행기는 많이 타봤지만 국제 여객선을 타는 경험은 처음이라 사실 어른인 나도 조금 설렜다.

 

배가 다니는 코스를 보면 완전 큰 바다로 나가지는 않고 대륙 사이로 길을 지나간다. 그래서 지나면서 여행했던 곳을 다시 한번 보기도 했고, 무엇보다 핸드폰을 계속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배 위의 호텔 같은 객실

 

배를 타기 전까지 가장 궁금했던 것은 객실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오래된 여객선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다.

 

물론 고급 크루즈처럼 화려한 인테리어나 넓은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작은 호텔 객실 같은 느낌이었다. 침대도 깔끔했고, 씻고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여행 마지막 날이라 가족 모두 피곤했는데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밤이 되면서 약간 추웠는데, 승무원에게 이야기했더니 전기장판을 가져다주었다.

승무원 대부분은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보였는데 모두 친절하고 밝았다.

 

그리고 배 안에는 작은 매점이 있다. 작은 규모이지만 일본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을 알차게 가져다 놓아서 좋았다. 컵라면도 있어서 하나 먹었고, 사오지 못해 아쉬웠던 일본 과자들이 있어서 맘껏 사먹었다..

 

갑판에서 본 밤하늘..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추억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갑판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갑판으로 올라갔다. 바닷바람이 생각보다 강했고 공기는 시원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도시의 불빛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고 사람들의 소음도 없다. 오직 바다와 바람뿐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들이 보였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첫째 딸은 그 풍경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별을 보겠다며 객실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한참 동안 갑판 난간에 기대어 하늘만 바라봤다. 결국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객실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고, 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나는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깜깜한 바다 위에서 맞는 바람은 이상하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비행기와는 다른 재미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사실 출발 전 배멀미를 정말  걱정했는데, 의외로 배가 워낙 커서 그런지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객실에 있을 때는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 아이들도 멀미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한 번은 회사 업무 때문에 노트북을 켜고 일을 했다. 한 시간 정도 화면을 보며 집중했더니 그때는 약간 울렁거리는 느낌이 올라왔다.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았지만 작은 흔들림 속에서 화면을 오래 보는 것은 조금 달랐다.

 

반면 음식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식 뷔페 형식인데, 호텔 뷔페를 생각하면 실망할 수 있다. 둥근 식판을 들고 음식을 담아 먹는 학생식당 같은 분위기였다.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는 충분했지만 맛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매점에서 사 먹은 일본 과자가 더 기억에 남는다..

느리지만 그래서 더 좋은 여행

비행기였다면 몇 시간 만에 끝났을 이동이다. 하지만 배는 다르다.

천천히 움직인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런데 그 느림 속에 묘한 매력이 있다.

여행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마무리되는 느낌.

 

바다 위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아이와 함께 바라본 별. 시원한 바닷바람. 그리고 천천히 가까워지는 부산의 불빛.

럭셔리 크루즈는 아니었다. 음식도 특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행이 끝난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갑판에서 보았던 밤하늘이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나는 아마 또 비행기 대신 배를 선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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