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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독서 습관을 위해 지킨 한 가지

by creator09317 202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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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독서 교육을 하면서 제가 꾸준히 지킨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잠들기 전 꼭  함께 책을 읽는다.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고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두 아이를 위해 한 권씩 읽어주되, 무엇을 읽을지는 각자 정하도록 했습니다.

 

어릴 때 아이들은 잠자리 독서 시간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책을 읽지 않고 자려고 하면 울고 떼를 쓸 정도였습니다. 불을 끄고 나란히 누워 책에 불빛을 비추고, 함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책을 읽다가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이야기뿐 아니라 엄마와 붙어 누워 웃고 떠드는 그 시간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시작하기 전에는 늘 아이들이 책장 앞에 섰습니다. 작은 아이들이 나름대로 진지하게 고민하며 책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책을 읽는 경험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고르는 것을 보면 아이 취향을 알게 됩니다

같은 집에서 자라고 같은 책장을 함께 쓰는 자매인데도 선택은 달랐습니다. 첫째는 제가 보기에는 흔히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책에 더 손이 갔고, 둘째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을 선호했습니다. 첫째가 매번 다른 책을 가져오는 편이었다면, 둘째는 늘 같은 책을 들고 왔습니다.

 

그 선택을 지켜보며 저는 아이들이 무엇에 끌리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몇 권의 책만으로 아이의 성격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 어떤 인물에게 마음이 가는지, 새로운 이야기가 궁금한지,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만나고 싶은지는 아이가 고른 책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책을 고른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펴보고, 오늘 읽고 싶은 것을 결정해 보는 경험입니다. 표지의 그림이 마음에 들 수도 있고, 좋아하는 주인공을 다시 보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 재미있었던 장면 때문에 같은 책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 보기에 대단한 이유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아이에게는 책을 펼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으니까요.

 

독서 교육의 관점에서 이런 선택권은 아이가 읽기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유아교육협회(NAEYC)도 가정에서 독서를 즐기는 방법으로 아이가 직접 책을 고르게 하고, 아이의 관심사와 읽는 방식을 존중하도록 안내합니다. 부모는 책을 마련해 주고 함께 읽어주면서, 아이가 원하는 책을 선택할 자리도 남겨둘 수 있습니다.

매일 같은 책을 가져와도 즐겁게 읽어주기

둘째의 경우에는 같은 책을 계속해서 가져오는 편이었습니다. 솔직히 둘째가 또 같은 책을 들고 오면 조금 지겹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같이 보는 첫째도 지겨워했고, 가족들이 그렇게 불평을 한 것도 하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이가 매번 같은 책을 가져오는 것을 존중하고, 본인이 지겨워 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른에게 익숙해진 책이 아이에게도 충분히 읽은 책이라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고, 그 안에 머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읽은 횟수만으로 아이의 만족까지 판단할 수는 없었습니다.

 

반복해서 듣는 독서에는 학습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Horst 등의 2011년 연구에서는 만 3세 아이들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었을 때, 같은 새 단어가 등장하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었을 때보다 그 단어를 더 잘 학습하고 기억했습니다. 이 결과를 모든 연령과 책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같은 책을 다시 읽는 시간이 배움 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책을 가져오는 첫째의 방식보다 반복해서 읽는 둘째의 방식이 더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며 관심을 넓힐 수도 있고, 익숙한 이야기를 거듭 들으며 내용을 더 깊이 알아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두 아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독서의 작은 이유를 아이 스스로 찾도록

부모에게는 읽혀주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책, 배울 것이 많은 책, 아이의 관심을 넓혀줄 책도 눈에 들어옵니다. 저 역시 아이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것이 부모가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에게 맞는 책을 가까이 두고, 새로운 책도 자연스럽게 소개해 줄 수 있습니다. 고르기 어려워한다면 몇 권을 함께 살펴보며 선택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선택을 맡겼다면 부모의 기대와 다른 책을 골랐을 때도 그 결정을 받아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매번 어른이 원하는 책으로 바꾸게 한다면 아이에게 주어진 선택의 의미는 작아질 것입니다.

 

저희 집에서 각자 한 권씩 고르게 한 일에는 두 아이의 취향을 각각 존중한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좋아하는 책만 계속 읽는 대신, 각자가 고른 책이 그날의 독서 시간에 포함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책을 가져왔든 그 선택을 함께 펼쳐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바랐던 것은 아이들이 책을 읽을 소소한 이유를 스스로 찾는 일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인물이 나와서, 그림이 재미있어서, 그 이야기를 한 번 더 듣고 싶어서. 그렇게 자기 마음이 움직이는 책을 골라보는 경험이 쌓이기를 바랐습니다.

 

물론 책을 스스로 고르게 했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독서 습관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매일 함께 읽어준 시간과 책을 사이에 두고 나눈 대화, 장난과 웃음도 모두 그 경험의 일부였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책장 앞에서 고민하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일에는 아이가 직접 책에 마음을 줄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잠자리 독서에서 지키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 작은 선택의 자리였습니다.


참고 자료: NAEYC, Fall in Love with Reading · Horst, Parsons & Bryan(2011), Get the Story Straight: Contextual Repetition Promotes Word Learning from Story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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