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화제가 되면서 아이도 꼭 보고 싶다며 계속 조르네요.
처음에는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사실 때문에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호빗, 반지의 제왕을 읽었고, 반지의 제왕 실사영화의 전투 장면도 모두 본 상태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무섭다던 아이가 올해는 전투와 괴물이 등장하는 장면도 비교적 잘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관람등급만으로 결정하지 않고 영화에 어떤 장면이 나오는지 확인했습니다. 영화의 원작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완역본도 읽어보며 초등학생에게 적당한지 함께 판단해보았습니다.
영화 오디세이가 15세 관람가인 이유
'오디세이'는 국내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했으며 상영시간은 약 2시간 52분입니다. 미국에서는 주로 폭력성과 일부 거친 언어를 이유로 R등급을 받았습니다.
영화에는 칼과 창, 활을 사용한 전투와 다수의 사망 장면이 나옵니다. 키클롭스가 사람을 잡아먹거나 키클롭스의 눈을 공격하는 장면, 죽은 사람들이 땅에서 올라오는 장면도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과 전쟁과 괴물이 등장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일부 죽음과 부상은 '오디세이'가 조금 더 직접적으로 표현합니다.
성적인 장면은 어느 정도일까?
제가 전투보다 더 걱정했던 것은 성적인 묘사였습니다. 원작에는 오디세우스가 귀향하는 동안 칼립소와 키르케 등 여러 여성과 관계를 맺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상당히 축소되었습니다. 노골적인 성행위나 여성의 전신 노출은 없습니다. 입맞춤과 부부가 침대에서 포옹하며 관계를 암시하는 짧은 장면이 있지만 실제 행위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남성의 엉덩이가 잠시 보이는 장면도 있지만 성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하나는 사망한 남성이고, 다른 하나는 키클롭스의 모습입니다.
특히 주의할 부분은 아가멤논이 전쟁에서 돌아오는 회상 장면입니다. 아내가 그를 씻겨준 뒤 침대에서 포옹하고 키스하지만, 곧 아가멤논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성적인 묘사보다 뒤의 유혈 장면이 훨씬 강합니다.
이 장면이 걱정된다면 아가멤논이 아내와 침실에 들어갈 때 잠시 아이의 시선을 돌리면 됩니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15세 관람등급은 성적인 내용보다 폭력성의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디세이아 완역본은 아이가 읽어도 될까?
아이는 반지의 제왕을 완독할 정도로 독서 수준이 높아 분량이나 문장이 가장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고민한 것은 완역본에 담긴 성인 관계와 고대의 가치관이었습니다.
원작에서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와 7년을 보내고 키르케와도 연인 관계로 지냅니다. 페넬로페의 구혼자들과 일부 하녀의 관계, 헬레네와 파리스의 관계, 클뤼타임네스트라의 불륜도 언급됩니다.
다만 현대 성인소설처럼 신체나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함께 침상에 들었다거나 사랑을 나누었다는 식으로 짧게 표현됩니다.
오히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오디세우스가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페넬로페에게는 정절을 요구하는 이중적 성 윤리입니다. 여성과 노예를 소유물처럼 취급하는 고대 사회의 가치관도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완역본에서 더 주의해야 할 잔혹한 복수
성적인 묘사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 것은 후반부의 폭력입니다. 키클롭스가 사람을 잡아먹고 피와 뇌수가 흐르는 모습, 스킬라가 선원들을 잡아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디세우스가 구혼자들을 활과 창으로 몰살하고, 자신을 배신한 하녀 12명을 교수형에 처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배신한 남자 노예 역시 매우 잔혹하게 살해됩니다. 어린이용 편집본에서는 대체로 축약되거나 순화되는 부분입니다.
반지의 제왕은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구도가 비교적 분명하지만, 오디세이아의 결말은 명예를 훼손한 사람과 배신자를 처벌하는 고대의 복수에 가깝습니다.
결론은...
아이의 독서 수준이라면 오디세이아 완역본을 읽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읽을 수 있다는 것과 지금 꼭 읽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영화 '오디세이'는 아이가 반지의 제왕의 전투 장면을 잘 보았고 정말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성적인 묘사도 걱정했던 것만큼 노골적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원전 완역본은 아직 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성적 표현이 적나라해서라기보다 불륜과 성인 관계, 노예제, 여성에 대한 이중적 기준과 잔혹한 처벌을 이해하려면 조금 더 성숙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영화와 청소년용 편집본으로 이야기를 접하게 한 뒤 중학생 무렵 완역본을 읽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작품을 보여줄 때 관람등급과 권장 연령은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러나 아이마다 독서 경험과 영상에 대한 민감도가 다릅니다. 등급만 확인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장면과 주제가 들어 있는지 부모가 먼저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론은 오디세이 영화는 부모와 함께 관람하고, 원전 완역본은 조금 더 기다리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 참고: 국내 영화 관람등급 정보, Common Sense Media, Kids-In-Mind 부모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