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유명 관광지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장소를 찾게 됩니다.
제주 협재해수욕장, 강릉 경포대, 부산 해운대처럼 누구나 아는 곳도 좋지만, 가끔은 사람보다 자연이 더 많은 곳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곳들은 아직 전국적으로 유명 관광지라고 보기는 어려운 곳들입니다.
인프라가 조금 부족할 수도 있고, 가는 길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다녀온 곳을 포함해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특별한 국내 여행지 3곳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군산 선유도 북쪽의 이름 없는 옥돌해변


이번 글에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입니다.
사실 이곳은 지도를 봐도 이름이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선유도에 가본 분들은 대부분 남쪽에 있는 유명한 옥돌해변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곳은 그곳이 아닙니다.
선유도 북쪽 끝자락에 있는 작은 해변입니다.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 왜 그렇게 반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옥돌해변은 경사가 제법 있고 돌도 큰 편입니다.
반면 이곳은 돌이 훨씬 작고 아기자기합니다.
해변 경사도 완만해서 돗자리 하나 펴고 파라솔 하나 세워두면 몇 시간이고 머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기분이 듭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길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고 인공시설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파도소리가 들어가는 이유를...
거제 학동 흑진주 몽돌해변이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선정된 이유를 현장에서 들어보면 바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파도가 몽돌을 굴리며 만들어내는 소리는 단순한 파도 소리가 아니라 하나의 자연 연주에 가깝습니다.
이 선유도 북쪽의 이름 없는 옥돌해변에 앉아 있으면서 왜 파도 소리를 아름답다고 표현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빠져나갈 때 작은 옥돌 사이를 흐르는 물이 '졸졸졸' 소리를 내는데, 마치 작은 계곡물 소리 같은데, 한참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느새 졸음이 올 정도입니다.
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자연의 ASMR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풍경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직접 가서 파도 소리를 듣는 경험은 전혀 다른 차원의 감동이 있습니다.
관광지라기보다 작은 어촌 마을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단점도 있습니다. 서울 기준으로는 거리가 꽤 멉니다. 숙소도 최신 리조트나 호텔보다는 민박이나 모텔이 여전히 많습니다.
최신식 오션뷰 리조트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점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20년 전 여행지의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관광객 대부분도 전국에서 몰려오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주로 전북이나 충청권 등 인근 지역에서 온 여행객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비교적 한적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 바다 낚시 체험
- 직접 잡은 생선 회 떠먹기
- 선유도 짚라인
- 전기 툭툭이 대여
- 자전거로 섬 일주하기
저는 아직 짚라인은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면 꽤 짜릿해 보입니다.
언젠가는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2.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
강원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아직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풍경이었습니다.
마치 북유럽 숲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얀 자작나무가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은 국내에서는 흔히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 방문하면 분위기가 더욱 특별합니다.
사람이 적은 평일에는 정말 고요합니다.
숲속을 걷다 보면 머릿속이 자연스럽게 비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3. 전남 고흥 애도(艾島)
이곳은 정말 아는 사람만 가는 섬입니다.
고흥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관광객도 많지 않습니다.
애도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입니다.
정말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
편의점도 많지 않고 카페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이 오히려 여행의 매력이 됩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이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도 드뭅니다.
아직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
이런 장소들을 다녀오고 나면 솔직히 조금 욕심이 생깁니다.
"이곳은 너무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몰리면 편의시설은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고즈넉함과 자연스러움은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선유도 북쪽의 이름 없는 옥돌해변은 그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드는 장소입니다.
인공적으로 꾸민 해변보다 훨씬 아름다웠고, 파도와 돌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총평
여행은 꼭 유명한 곳만 갈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는 장소들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에게는 군산 선유도 북쪽의 작은 옥돌해변이 바로 그런 장소였습니다.
돌 사이로 흐르는 바닷물 소리를 들으며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던 시간.
아이들과 돗자리를 펴고 바다를 바라보던 풍경.
그리고 관광지 특유의 북적거림 대신 느껴졌던 한적함.
가끔은 그런 여행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유명 관광지 대신 조금은 낯선 곳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생각보다 훨씬 좋은 추억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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